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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remember)...

by.이 훈 2025. 5. 7. 11:53

 

 "remember"


나는

남들보다 조금 더 선명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한 번 본 것은 사진처럼 머릿속에 저장되었고,

사소한 것조차 생생하게 기억에 담는다.

 

내 특별한 기억력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그것은 분명 축복이었고

 
남들이 쉽게 흘려보내는 순간들을

붙잡아둘 수 있다는 사실은

 은근히 자부심마저 느꼈었다.


하지만 기억에 시간은

 

세상은 동화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과

늘 행복한 순간으로만으로만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 후

 

내 남다른 기억력은

더 이상 축복이 아니게 되었다.

 

오히려 그것은 고통에 가까웠다.
 
아픈 기억과 상처받은 기억들은

시간이 흘러도 

 

머릿속에  끔찍할 정도로

  선명하게 살아남아 불쑥불쑥 나를 괴롭혔다.


  가슴을 후벼 팠던 누군가의 말 한마디,

  절망으로 밀어 넣었던 실패의 순간, 

 

차갑게 외면당했던 기억,
나간 이의 마지막 모습,

 

그저

‘지나간 일’로 치부하고

 

툭툭 털어버릴 법한 일들이

 내 안에서는 여전히 생생한 현재진행형이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몇 번이고 다시 읽히는 
잊고 싶은 기억들을 붙들고 사는 것은

 

마치 온몸에 박힌 파편을 안고

살아가는 것과 같다. 


망각이라는

신의 선물을 받지 못한 나는,

매 순간 과거의 무게에 짓눌려 허덕이는 것이다.


흘러간 것은 흘러간 대로 둘 수 있는

평범한 망각의 능력을 가질 수만 있다면,

  기꺼이 내 모든 기억과 맞바꿀 텐데… 


지워지지 않는 이 선명한 고통 속에서.

 

오늘도 나는 원 치 않는

기억의 파편들을 그려 모으며,


힘겹게 글을 써 내려간다.

 

선명한 기억은 축복이 아니다.

 그것은 잔인한 형벌에 가깝다.

 

에세이 /by. 이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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