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동백서'와 '조율이시'
우리의 제사, 정말 전통일까요?
안녕하세요!
지혜로운 사유(思惟)입니다.
명절이나 기일이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홍동백서(紅東白西)'와
'조율이시(棗栗梨枾)'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아야 하고,
대추, 밤, 배, 감
순서대로 올려야 한다는 이 규칙들은
마치 수백 년 이어져 온,
우리 전통 제사의 금과옥조(金科玉條)
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 '규칙'에 대해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놀랍고도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고전(古典) 속에는 없는 '홍동백서'
우리가 '정통 유교 예법'이라
철석같이 믿어온 이 진설법은 사실
역사적 근거가 희박하며,
오히려 일제강점기 그 이후에
널리 퍼진 문화라는 주장과 함께
일본 문화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제사를 지내는 데 기준이 되었던
가장 중요한 문헌은 바로,
주희(朱熹)의 주자가례(朱子家禮)와
조선 학자들의 예서(禮書)들입니다.
퇴계 이황이나 율곡 이이 같은
대유학자들이 남긴 기록을 봐도,
제사상 진설에 대한 내용은
"형편껏, 정성껏 간소하게"라는
원칙을 강조할 뿐,
오늘날처럼 붉고 흰 과일의 위치를
엄격하게 지정하거나
과일의 순서를 규정한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일부 조선 후기 유학자들은
기름에 튀긴 '전'이나 복잡한 음식 대신,
술과 떡국,
약간의 과일 정도로 차례상을
간소화하라고 권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한마디로,
조선 유교의 핵심은
형식이 아닌,
'정성'과 '슬퍼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엄격한
'홍동백서'와 '조율이시'는
언제,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이 복잡한 진설법이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
즉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체계화되어
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홍백(紅白)' 문화와 '홍동백서'
'홍동백서'를 일본과 연결 짓는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일본의,
'홍백(紅白)' 문화에서 비롯됩니다.
일본에서는,
붉은색(紅)과 흰색(白)을 대립시키거나
한 쌍으로 묶어 사용하는 문화가
깊게 뿌리내려 있습니다.

"겐페이 전쟁(源平合戦)"
12세기 일본의 내전 당시,
원씨(源氏) 가문은 흰 깃발을,
평씨(平氏) 가문은
붉은 깃발을 사용했습니다.
이후로 일본에서는 '홍백' 대결
또는 축제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
기원이 되었습니다.
또한, '홍백가합전'(紅白歌合戰)?

오늘날에도
일본 NHK의 연말 가요제전 이름이
'홍백가합전'인 것을 보면,
일본 사회에서
붉은색과 흰색의 대비가 얼마나
중요한 상징성을 갖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홍백(紅白)'의 대비 문화가
일제강점기나,근대에 들어와
우리나라의 제사 문화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과거 농촌 지역 일부의 진설 사례가
기록으로 남으면서 '규칙'처럼
잘못 인식되었거나,
일제강점기 이후 사회 혼란기에
예법을 잃은 사람들에게
'간편한 규칙'으로 제시되면서
빠르게 확산되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홍동백서'라는 용어 자체가
공식 정부 기록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인 1960년대 말의
'민속종합조사보고서' 등에서
일부 지역의 사례로 기록된
이후입니다.
이 보고서가 오히려, 근거 없는 문화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홍동백서'와 '조율이시' 결론.
결국,
'홍동백서'와 '조율이시'는
우리 전통 예법의 핵심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 속에서 변형되거나
외부 문화의 영향을 받아
후대에 굳어진,
'진설의 습관'에 가깝습니다.
집안마다, 지역마다
제사상 차리는 법이 조금씩 다른 것도
이 때문 인 것입니다.

끝으로,
제사의 본질은 복잡한 형식이나
완벽한 진설이 아니라,
조상을 기리고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차례상 준비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이 생기거나,
명절이 고통이 되는 현실을 볼 때,
우리는 다시 한번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가르침으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홍동백서', '조율이시'라는
틀에 갇히기보다,
조상께 올릴 음식을 정성껏 준비하고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야말로
가장 전통적이고 올바른 제사의
길일 것입니다.
다가올 추석명절 즐겁게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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